#멧돼지와 사람 사이, 자연과 사람 사이.
도심에 내려온 멧돼지가 잘못인지, 멧돼지를 총으로 쏜 사람이 잘못인지 토론하던 햇살반. 서로에게 다시 묻게됩니다. “멧돼지는 대체 왜 내려왔지?”
신문기사와 뉴스영상을 보며 멧돼지가 사람들이 사는 곳에 내려온 이유를 찾아봅니다.
“숲이 사라져서 살 곳이 없대.” “먹을 게 없어서... 배고프겠다.” “그런데 자꾸 내려오면 우리도 힘드니까 안 돼.” 울타리를 쳐서 못 내려오게 하면 되지.“
울타리를 쳐서 멧돼지와 사람이 사는 곳을 구분하자는 의견에 모두들 동의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숲에 가고 싶을 때도 있잖아. 그리고 멧돼지도 이 산이랑 저 산으로 이사 갈 수도 있고.”
“숲은 사람도 쓰고 다 쓰는 곳인데 막으면 안 좋아.그리고 멧돼지는 힘이 쎄서 울타리 부수고 더 화나서 우리한테 더 쎄게 부딪칠 수도 있어.” “아~ 그러면 어떡하자고?” “안 막아도 안 오게 하려면...”
고민하던 아이들이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먹을만큼만 먹고 동물들 먹는 건 안 가져오면 되잖아.” “그리고 숲은 동물들이 사는 곳이니까 조용히 하고...” “집도 뺏지 말고, 도와줄 거 있으면 도와주면 좋아서 친하게 지낼 수도 있어.” “그래~ 우리가 자연을 배려하면 자연도 우리를 배려해줄 것 같아.”
단순히 눈에 보이는 멧돼지의 문제를 넘어 아이들은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의식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말대로 자연이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도록 배려함이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가져야 할 근본적인 마음은 아닐까요?#한림 유치원은 숲 속에 있어
산책을 즐겨하며 유치원 주변에서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철마다 바뀌는 꽃, 그리고 성장하는 나뭇잎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 유치원은 진짜 예뻐.” “맞아. 꽃도 많고, 나무도 많으니까...” “나뭇잎이 색깔이 변하니까 나뭇잎 시계가 있는 거야.” “숲에도 나뭇잎 시계 있는데.” “야~ 그러면 한림 유치원이 숲이냐?” “나무가 많으니까 숲이지.” “숲 속에 있는 유치원이야.”
어린이들에게 숲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벗하는 자연 그 자체임을 보게 됩니다. 꽃, 나무, 곤충, 바람, 태양, 구름... 아이들은 숲을 명사가 아닌 경험으로 숲을 누리고 있습니다.유치원 주변에서 본 자연과 한림 유치원 식구들의 의견을 토대로 어울리는 것 끼리 모으고 나누어 텃밭 벽화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다 있다~” “뭐가?” “유치원도 있고, 나무도 있고, 팔거천도 있고, 함지산도 있고.” “선생님! 진짜예요. 다 숲이 됐어요.”
의견을 모아서 한 곳에 모아놓으니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로 뭉쳐 커다란 숲이 되었습니다.
“한림유치원도 숲 같아요.” “맞아. 담쟁이가 있으니까 나무가 된 것 같아요.” “성 같다.” “숲 속의 성이야?” “근데 한림유치원도 숲이야. 같이 있잖아.” “맞아. 그리고 나무도 많고, 우리랑 곤충도 같이 살잖아.”
아이들의 표현 속에서 한림 유치원은 어린이와 식물, 곤충이 함께 사는 숲에 녹아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