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즐겨요
“나뭇잎 안에 무지개 색깔이 다 있어!”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진짜 색깔 많다!” “밟으니까 바삭바삭 소리 난다~” “야~ 이거는 뾰족뾰족하고 따가워.”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깊어지는 요즈음, 햇살반은 바깥놀이와 산책에 푹 빠져있습니다. 오묘하게 물들어가는 나뭇잎의 색깔과 낙엽이 가지는 바삭한 촉감은 어린이들에게 큰 기쁨을 줍니다.
“이거 봐. 꽃 됐어.”
뿐만 나뭇잎을 탐색하던 아이들이 나뭇잎으로 어떤 형태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여러 장을 모아 꽃을 만들기도 하고, 바닥에 늘어뜨려 바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놀이를 좀 더 가시적으로 드러내고 공유하고자 가을 풍경 꾸미기를 제안합니다.각자의 크로키북에 마음에 드는 자연물을 놓아보며 아이들은 각 자연물이 가지는 형태적, 색채적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재미있는데 너무 작아서 많이 못해서 속상해요.” “다 같이 힘 합쳐서 가을 동산 만들면 어때요?”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성한 환경은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뭔가를 꾸미고싶고, 같이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킵니다.
또한 지난 번 친구들과 함께 팔거천의 가을을 구성해 본 경험은 빠르게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마음을 더하는 밑거름이 되어 너른 탁자가 금방 가을로 물듭니다.
“다같이 만드니까 더 빨리 하고 더 예쁜 거 같아.” “맞아. 그리고 더 쉽게 하니까 힘도 안 들어.”
이렇게 함께 맞이하는 가을은 날로 더 풍성해집니다.#2학기에 접어들어 점점 글자를 쓰고 읽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형님들이 남기고 간 작품을 읽으면서 책 만들기에 대한 도전이 일어납니다.
이야기 짓기가 가진 매력-글자에 대한 관심을 잇고 기승전결을 만들기 위한 추론, 상상력!-을 공유하고자 햇살반과 말 잇기(이야기 짓기)를 시도해보았습니다.
“나뭇잎이 유치원에 갔습니다.” “재밌고 놀고 집에 갔습니다.” “밥 먹고 이를 닦고 잠을 잤습니다.” “일어나서 유치원에 갔습니다.”
첫 이야기는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야 할지 몰라 주인공 나뭇잎이 유치원과 집을 왕복하며 놀고, 자기만 반복합니다. 완성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읽어주니 이야기를 완성한 것에 만족스러운 한편 아쉬워합니다.
“야~ 맨날 유치원만 가니까 똑같다고~” “똑같으니까 재미없다.” “근데 왜 맨날 혼자 놀아? 친구는?”
어떻게 하면 이야기가 재미있어질까요? 어린이들은 유치원이 아닌 숲으로 장소를 변화시켜보기도 하고, 나뭇잎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기도 하며 이야기를 조금씩 덧붙여봅니다. 그러다가...
“사실은 나뭇잎이 아니라 이수진 선생님이었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마지막 친구가 던진 반전! 반복되는 줄거리에 지루해하던 아이들이 단숨에 주목하고 평범했던 이야기가 순식간에 “재미있다!” 여겨집니다.
이에 고무된 아이들은 자진해서 피은영 선생님의 이야기, 가을여행 이야기 등을 줄줄이 지어냅니다.
“상상해서 하니까 다 할 수 있어서 재밌다, 그지?” “같이 하니까 생각주머니가 작아도 할 수 있어요.”
모두의 힘을 모아 함께 지은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