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자라요&미로의매력과한계 ( 2018년04월1째 주)
#놀이로 자라는 아이들
일곱 살의 유치원 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거치는 곳? 마음껏 놀이하는 곳? 친구관계를 배우는 곳? 유독 유치원이라는 교육기관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와 기대가 있는 듯 합니다. 아이들의 “삶”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유치원은 함께 만든 약속 안에서 자유롭게 맘껏 놀이를 하며 인지와 정서, 관계적인 배움이 일어나는 특별한 시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놀이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고 주의 깊게 다뤄져야 할 영역입니다. 하늘반에서 놀이 시간은 단순히 “마구 노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을 키울 수 있는 시간”으로서 “정성껏 놀이”를 즐기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 것은 “공부”로서의 놀이와는 또 다른 “나의 놀이를 선택하고 마음껏 놀되, 나의 특별한 이야기와 정성을 담은 시간“으로서의 놀이입니다.
사실 이러한 기대로 인해 처음엔 놀이시간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놀이를 바꾸는 아이들도 많았고, 선생님이 몰래 만화에서 본 전쟁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놀이가 놀이 시간에 한정되지 않고 등원 후, 점심식사 후, 하원하기 전까지의 일과 동안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녹아들면서 아이들은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히 더 오랜 시간 나의 놀이를 다듬어가게 되었고, 늘 선택하던 놀이 이외의 놀이에도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나의 놀이에 몰입하며 서로의 놀이에 귀 기울 일 수 있는 힘도 점점 더 커지게 되었답니다.#미로의 매력과 한계
많은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로 만들기! 이미 익숙하게 미로를 다루는 숙련자로부터 미로의 벽과 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초보자까지 다양한 수준의 아이들이 어울려 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미로 놀이가 오랫동안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미있어요.” “점점 복잡해지니까 신기해요.” “친구들이 어렵다고 하면 신나요.”
미로를 더 어렵게 만드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복잡성을 띠어가며 미로 만들기에 대한 아이들의 첫 목표는 달성됩니다. 그러나 미로의 길이 사라지기도 하고 미로 제작자 이외에는 (규칙이 공유되지 않거나 길이 너무 협소한 등의 이유로) 풀 수 없는 미로들이 생기면서 미로는 “그들만의 놀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미로, 새롭게 보기
“다른 사람들이 미로를 풀고 싶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교사의 제안으로 인해 일어난 아이들의 고민이 미로에 반영되기 시작됩니다. 때를 맞춰 선물 받은 커다란 미로도 아이들의 도전을 부추깁니다.
도착할 수 있는 길이 여러 개인 쉬운 미로, 점프 혹은 순간이동 구간이 있어 쉽게 풀 수 있는 미로, 그리고 형형색깔 아름다운 미로까지... 때로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레고나 색테이프로 미로가 만들기도 합니다.
“미로가 너무 복잡해서 못 풀 것 같아.” 미로를 만드는 매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좁은 미로에 대한 친구들의 선입견은 선뜻 미로풀기에 대한 도전을 막습니다. 모두가 풀고 싶어 했던 강당의 미로와 우리의 미로는 대체 무엇이 다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