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내가 방법을 찾은 것 같아!” #공룡 세우기
외치는 친구 앞에는 비스듬하게 기울어지긴 했지만 휴지심 공룡이 서 있습니다. 사실은 뒤로 넘어지려던 공룡이 커다란 꼬리 덕에 버티고 있었지요.
“어떻게 했어?” “꼬리로 섰어. 꼬리로.” “근데 좀 약한 것 같아. 그리고 뒤로 넘어질 뻔 했잖아.” “꼬리랑 다리랑 너무 가깝나?” “받침을 만들어도 휴지심이 너무 말랑말랑해서 잘 안 돼.” “테이프를 옆에도 더 붙여봐. 옆에는 우리가 아직 안 붙여봤잖아.”
꼬리나 테이프로 고정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뒤 아이들은 휴지심과 테이프를 잔뜩 붙여 무게를 늘여봅니다. 하지만 만족할 만큼 쉽게 무게가 늘지 않고, 공룡은 자꾸 넘어집니다.
“공룡박물관 공룡은 뼈만 있는데 어떻게 서 있지?” “위에 실을 달아서 매달았잖아.” “아니, 서 있는 것도 있었어.” “공룡 옆에 받침대가 있었어.” ‘받침대?!“
과거의 경험을 되돌아보던 아이들이 받침대(지지대)의 존재를 기억해냅니다.
“섰다! 섰어요! 내 공룡이 섰어!” “받침대 때문에 땅이랑 공룡이 이어져서 잘 서는 거 같은데?”
받침대의 존재로 균형이 잡히자 마침내 공룡이 두 발로 서게 되었습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아이들도 기둥형 지지대, 발판 지지대, 구부러진 지지대를 활용해 공룡, 참새, 왕관 등을 세우는 데 성공합니다.
“근데 받침판 없이도 공룡이 섰으면 좋겠어. 그게 더 진짜 같잖아.”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 다리가 네 개가 되거나 더 튼튼하면 될 것 같아.”
지지대 없이도 공룡은 설 수 있을까요?#다른 보드게임에 비해 숫자게임은 요즘 인기가 시들합니다. 가끔 모여서 하다가도 금방 놀이를 마칩니다.
“요즘 숫자게임을 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
교사의 말에 숫자게임을 정리하던 아이들이 “시시하니까요.”하고 곧바로 대답합니다.
“어떤 점이 시시한데?” “맨날 똑같은 방법이잖아요.” “숫자 공부 같아요.” “숫자가 조금밖에(두 자리 수밖에) 없어서 시시해요.”
다른 보드게임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놀이지만 그 중에서도 숫자게임은 뭔가 공부 같고, 긴장감이 부족해 놀이로서 매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듯합니다.
#숫자로 뭔가 다르게, 재밌게 놀 방법은 없을까?
교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의외로 금방 “있어요!”하고 외치며 뚝딱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냅니다.
1. 모두가 둥글게 앉아 돌아가며 숫자 말을 무너뜨리지 않고 탑처럼 쌓는 놀이
2. 술래가 가지고 있는 카드에 있는 숫자와 일치하면 카드를 가지는 놀이
3. 눈을 감고 각자 한 장씩 카드를 고른 후, 가장 먼저 숫자말로 카드의 숫자대로 놓으면 모두의 카드를 가져가는 놀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돌아가며 놀아보니 너무나 재미납니다. 어느새 주변에 다른 놀이를 하던 아이들도 모여들어 서로 하고 싶어 합니다.
제한이 사라지면 아이들은 맘껏 놀기 시작하고, 맘껏 놀이의 매력은 또 다른 아이들을 매료시킨다는 것을 다시금 발견하게 됩니다.
새로워진 숫자놀이는 다른 아이들에겐 어떻게 다가갈까요?